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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2016/11/17

드라마를 본 지도 20000년이 흘렀다. 간만에 재밌겠다 싶은 드라마를 한다. 낭만닥터 김사부. 1화는 좋았다. 그리고 현재까지 방영분 4화까지 시청했다. 이런저런 가사활동을 하느라 띄엄띄엄 보긴 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드라마다.

일단 재미는 있다. 한석규의 연기도 탁월하다. 그런데 퀄리티가 들쭉날쭉이다. 이렇게 된 것은 순전히 하루 방영분에 에피소드를 2~3개를 끼워넣으려다보니 생긴 문제라고 본다. 김사부를 둘러싼 중심 스토리 외에 서브 에피소드를 끼워넣는데 편집의 문제인지 각본의 문제인지 느닷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매끄럽지도 못하고 하필 지금 왜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구성을 취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레이 아나토미는 한 화에 여러 개의 작은 이야기를 끼워넣고도 이야기가 모자이크 처럼 잘 엮여 돌아간다. (물론 동물의 왕국인지 뭔지 n:n 관계가 중심인 그레이 아나토미를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 OST는 좋다.)

4화에 와서는 과거랑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하.. 복선 하나 안 던지고 느닷없다. 쪽대본인가 아니면 편집 미스인가.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비약이 심한데 만화적 세계관임을 인식시키면 이런 비약이 그리 큰 문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의 비약이 줄곧 구멍으로 여겨진다. 뭔가 잘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여주와 남주의 관계라든가 여주의 잘 모르겠는 히스테리도 좀 그렇다.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은 작가 팀의 "회의에 의한 각본 각색"이다. 사공이 많다는 것이다. 핵심 시놉시스에다가 살을 붙이려고 작가 팀이 회의를 하는데 의견을 이것저것 내놓고는 억셉 디나이 디벨롭 과정을 제대로 안 했다는 것이다. 이번 에피에 이거 넣죠? 어디다 넣을까요? 김사부랑 정선생은 과거에 만났던 것으로 할까요? 원장 캐릭을 정해봅시다. 어디서 가져올까요? 이런 식이 그려진다.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을 잘 안 보는 이유랑 비슷한데, 작품 제작 방식이 고도로 산업화되다 보니 제작 과정과 결과물에서 "조립"의 느낌을 지우지 못하는 것이다.

김원희의 활용은 조금 아쉽다. 김원희는 극중 개그 캐릭터를 맡고 있지만 전지적 관찰자 비슷한 역할을 하며 극의 흐름을 이해시키는 중요한 캐릭터다. 배경 설명도 해주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힌트도 주고, 무리한 세계관은 웃겨서라도 설득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해설가 혹은 진행자다. 일단 그렇게 포지셔닝을 잘 하긴 했는데 4화쯤에 오니 그저 그렇다.

한석규의 연기력은 놀랍다. 특히, 보통의 연기자라면 긴급한 의료 상황 등에서 전문용어를 흥분한 속사포로 어버버거리는 것이 보통이나 한석규는 한 템포 여유있게 짬빱 가득한 포스를 풍기며 이질감 없이 뱉어낸다. 그게 참 멋있다. 한석규, 김원희 때문이라도 몇 화는 더 챙겨보려고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맵리듀스 테스트 한 턴 돌리는데 시간 드럽게 오래 걸린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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